“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그런즉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 (고전 3:6-7)

결국 하나님께서 하실 것이라는 이 말씀은 교사가 된 후 가장 위로가 된 말씀입니다. 작년 1학년 아이들과 지내며 이 말씀을 실감하게 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학급에서 잔디 인형을 기르게 되었습니다. 작은 인형이었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아이들은 등교하자마자 잔디에게 인사를 하러 왔고, 물을 주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자원하였습니다. 일주일 동안 아주 더딘 변화만 있었지만, 아이들은 기다리는 마음으로 묵묵히 물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주말이 되었습니다. 주말 동안 물을 주지 못해 혹시라도 잔디가 시들지 않았을지, 그러면 아이들이 슬퍼하진 않을지 걱정하며 월요일을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잔디는 제 생각보다 훨씬 많이 자라 있었습니다.

역시나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입니다! 아이들이 한 명씩 등교하여 많이 자라 있는 잔디를 보고 신기한 듯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이들에게 “우리가 주말 동안 물을 주지 못했지만 대신 하나님께서 잔디를 지켜주시고, 자라게 하셨음”을 말해주었습니다. 이 일을 통해 저는 두 가지를 돌아보았습니다.

첫 번째로 아이들이 자라지 않는 잔디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묵묵히 물을 주었듯이 나는 아이들의 성장을 기대하며 묵묵히 사랑해주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때로는 나의 연약함으로 물을 주지 못하더라도 결국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확신하며 나의 믿음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나를 자라게 하셨고, 아이들을 자라게 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기쁨으로 물을 주는 교사가 되기를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