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졸업을 앞둔 6학년들과 함께 졸업식에서 부를 노래를 연습합니다. 6학년이 되어 부쩍 어른스러워지고 목소리도 굵어진 아이들에게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닌 듯합니다. 졸업식에서까지 꼭 노래를 해야 하느냐고 진지한 얼굴로 물어보는 학생들도 있으니까요. 그런 불만을 털어놓는 아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아이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것입니다.

“이 노래가 선생님이 너희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마지막 노래야. 그러니까 열심히 배워서 잘 불러줘.”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 때문인지 혹은 특별함 때문인지, 이렇게 말하면 아이들은 한층 진지해진 표정으로 열심히 노래를 따라 불러줍니다. 그렇게 이 아이들도 배워나가는 것이겠죠. ‘마지막’의 의미를.

학기를 마무리하고 졸업생들을 떠나보내야 할 시기가 되면 부쩍 ‘마지막’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어차피 배움의 과정은 계속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굳이 졸업이라는 통과의례를 거치는 것 또한, 어쩌면 우리 모두가 마지막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마지막 순간을 경험해 본 사람만이 진심으로 후회하고 반성할 수 있으며, 또한 그런 사람만이 더 나은 내일을 준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6년을 함께 수업해 온 아이들이 졸업을 준비하는 것을 보면서 이 아이들이 마지막의 의미를 잘 배웠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저 스스로에게도 다짐하곤 합니다. 졸업생들을 떠나보낼 때 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 마지막 수업시간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열심히 하자.

그리고 마지막 때를 위한 지혜의 말씀 ‘무엇보다도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라는 베드로전서 4장 8절 말씀처럼 아이들을 더 많이 사랑하는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새겨봅니다.

지난 주 음악시간이 끝날 때쯤, 아이들이 졸업식 때 노래를 부르다 울 것 같다면서 걱정 아닌 걱정을 했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본인들은 아마 잘 모르겠죠. 이 아이들과 마지막으로 함께 할 합창이 정말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