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 만일 누가 말하려면 하나님의 말씀을 하는 것 같이 하고

누가 봉사하려면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힘으로 하는 것 같이 하라 (벧전 4:10-11a)"​

매 학기 초, 미술 수업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미술실 전반의 살림을 함께 운영하기 위해 학생 중 청지기 역할을 뽑습니다. 수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용구 관리, 작품 전시, 정리 정돈 등의 일들을 미술 선생님과 함께 해오고 있습니다. 청지기 지원서를 통해 선출하게 되는데, 섬기고 싶은 역할에 대한 각오와 다짐을 적어서 제출하는데, 그 표현의 간절함이 참 재미있습니다.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지 모두 다~~~~~ 하겠습니다’, ‘손가락이 쭈글쭈글해질 때까지 세면대 역할을 할게요’. ‘물이 옷에 튀어서 다 젖어도 열심히 할 것입니다‘, ‘교복이 더러워져서 엄마한테 혼이 나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청지기 역할 중에 제일 많은 것들을 섬기는 역할이 있는데, 바로 “미술 도우미”입니다. 그런데 이 역할에 뽑힌 한 학생이 자신은 도우미가 되게 해 달라고 지난 학기부터 기도실에 가서 기도했었는데 뽑혀서 너무 좋다고 하는 것입니다. 섬김의 자리를 놓고 기도하는 학생이 있다는 것이 교사인 저에게 너무 큰 감동과 힘이 되었습니다. 또 어떤 학생은 섬기는 역할이 있는데도 또 다른 역할을 더 달라고도 합니다. ​이렇게 마음을 담아 섬기겠다는 학생들이 너무 기특하고 예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돕고 섬기는 일을 기꺼이 기쁨으로 감당하겠다는 모습을 보면, 분명히 우리 학생들은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시는 힘을 지니고 있으며, 섬김의 지도력의 자질을 이미 갖춘 학생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의 섬김의 모습은 부모님들이 섬김을 실천하시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닮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맡겨진 청지기 역할을 성실하고 즐겁게 섬기려는 학생들과의 행복한 2학기 수업이 기대됩니다. 저 또한 미술 과목을 가르치며 학생들에게 섬김의 모범을 실천하는 교육선교사의 삶을 감당하여 귀한 열매를 맺도록 하겠습니다.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다 착한 종이여 네가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하였으니

열 고을 권세를 차지하라 하고 (눅 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