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동행

거저 주신 은혜 2022.10.3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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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요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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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학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학급에서 서로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던 터라 어떻게 학생들을 하나 되게 할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문득 !. 토요일에 한 번 모이면 어떨까?’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온갖 기대감을 심어주며 이것저것 어떤 프로그램으로 함께할까 또 어떤 음식을 먹으면 좋을까를 고민했습니다.

 

 

모이는 당일. 서로 함께 놀 수 있는 운동을 준비했고 이후 먹을 물을 준비했습니다. “몇 개 정도 사면 좋을까?” 즐거운 마음으로 물을 삽니다. 그런데 물을 보던 한 친구가 저에게 말합니다. “에이. 선생님 물밖에 없어요? 음료수는요.?” 약간은 민망한 마음으로 질문한 그 친구에게 아무런 말 없이 웃음으로 대답했습니다.

 

 

운동 이후에 학생들의 환호를 기대하며 치킨을 주문했습니다. 지갑은 얇아지겠지만 얇아진 지갑만큼 행복으로 채워질 학급을 생각해봅니다. 그런데 또 다른 친구가 말합니다. “선생님, 다른 건 더 없나요? 더 맛있는 것을 기대했는데.” 웃고는 있었지만, 순간 갑자기 준비하고 베풀었던 마음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선생님이 고민하며 주말까지 시간을 내었던 것인데. ‘그냥 고맙다고 하면 좋을걸.’

 

 

다행히 웃음으로 모든 순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나름대로 성공적인 모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두 친구의 말이 내내 마음속에 맴돕니다. ‘조금 더 준비해볼 걸 그랬나?’ ‘. 그냥 고맙다고 하면 좋았을 텐데.’

 

 

그런데 막상 뒤돌아 생각해보니 저는 받은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심지어 거저 받은 것들도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는 삶을 돌아봅니다. ‘나는 감사함으로 살고 있나?’ 하나님께 더 큰 요구를 하며 살아가는 저 자신을 발견합니다. 아까보다 더 큰 부끄러움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습니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에베소서 2:8)

 

 

지금 머무는 저의 자리를 떠올려봅니다. 교회에서의 직분, 학교에서의 교사의 역할, 맡겨주신 학생들 그리고 두 자녀의 아버지. 그때의 일을 기억하며 머무는 이곳에서 감사와 이미 주신 것들을 생각해봅니다. 나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시고 십자가 달리신 예수님. 삶에서 주어진 감사들과 거저 주신 은혜를 묵상합니다.

 

 

 

 

사랑하는 예수님, 진심으로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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