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동행

글쓴이 신은정 교사

신은정.jpg

  날씨가 추워지고 그 색을 달리하는 나뭇잎을 바라보면서 여러분은 혹시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혹시 말라가는 잎사귀 안에서 드러나는 카로틴과 크산토필 색소 뒤로 일조량의 감소로 분해되는 엽록소를 애석하게 바라보고 계시는 분도 계신가요?

 

  사람들은 어떤 현상을 바라보며 저마다 그 현상을 해석하는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학을 가르치는 저는 과학적 지식과 사고방식을 통해 자연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현대 사회는 이런 과학적인 설명방식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과학의 본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막연히 과학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중 하나에 치우쳐 감각적으로 받아들여지며 논리적으로 검증 가능한 것들만이 진리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그런 사고방식이 과학 자체를 우상화하고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것은 부정하는 편협한 사고방식을 갖게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사를 돌아볼 때 과학이라는 학문은 끝없는 변화를 거쳐 확립되어 온 지식 생산의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과학이 자연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의 하나이지만, 어떤 것들은 과학적인 방법으로는 충분히 관찰할 수 없다는 한계를 반드시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한계를 인정할 때 우리는 한계 너머의 새로운 것을 새로운 해석을 통해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학생들과 함께 지내고 있지만 벌어지는 상황 속에서 낙심하게 되는 순간이 참 많습니다. 학업의 문제, 관계의 문제, 진로와 비전의 문제로 고민하며 울고 웃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 안에서 어느새 저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때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문제 속에 갇혀 헤어나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내 힘으로 해결해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때 교사로서 너무나 가슴 아프고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 선하신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눈을 들면 홀로 싸우고 있는 것 같았던 문제 한가운데에서도 이미 일하고 계셨던 아버지를 보게 됩니다.

 

  기도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원하건대 그의 눈을 열어서 보게 하옵소서 하니 여호와께서

그 청년의 눈을 여시매 그가 보니 불말과 불병거가 산에 가득하여 엘리사를 둘렀더라 열왕기하6:17

 

  저 역시 말씀 속의 청년처럼 두려움에 떨었던 많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믿음의 눈이 가려지면 불말과 불병거가 가득한 산에서도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 나를 아신다는 것, 나를 위해 예수님을 보내시기까지 나를 사랑하시고 돕기 원하신다는 것을 알 때 우리는 우리의 존재와 인생을 새롭게 해석할 힘을 얻게 됩니다.

 

  숨 가쁘게 변해가는 세상을 보며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가 어떨지 감히 가늠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절감합니다. 그럴수록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살아갈 힘을 길러줘야 한다는 생각과 결코 모든 것을 다 가르칠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빠집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늘 저의 인생을 건진 것이 믿음이었음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살아갈 사랑하는 학생들에게도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믿습니다. 믿음으로 현상 너머에 실재하는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종강 감사 예배 기도

  사랑이 많으신 주님. 지난 2022학년도에도 저희 학교를 주님의 품 안에서 지켜주시고 이렇게 종강 감사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한 학년을 마치며 지난 한 해를 돌아봅니다. 코로나의 종식과 더불어 일상의 회복을 기대하고 시작한 한 해였지만, 이제야 감소세를 보이는 코로나는 작년 한 해도 많은...

  • 55
  • 함요한 교사
  • 2023.02.10
개학 감사 예배 기도

  사랑의 하나님 아버지.   주님의 은혜 가운데 개학을 맞게 해주시고, 이렇게 전교생이 함께 주님을 예배하는 자리 가운데 모이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방학 동안 우리 모두를 안전하게 지켜 주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대면하게 하시며, 개학 후 첫 시간을 주님께 감사로 올려드리게 하시니 더욱 감사드립니다.  ...

  • 54
  • 정서은 학생
  • 2023.01.19
쓰임 받는 순간

  부모님들이 자녀를 키우며 항상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입니다. 저도 자녀를 키우며 매일같이 아이에게 질문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아빠가 더 좋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일부러 하루 종일 재미있게 놀아주었을 때나 맛있는 간식을 사줬을 때 이 질문을 물어보곤 합니다. 하지만 대답은 항...

  • 53
  • 최필환 교사
  • 2022.12.08
용기 내!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아"라고 말하며 마치 아이처럼 엄마의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꺼이꺼이 울었던 일이 몇 달 전에 있었습니다. 용기가 나지 않았던 이유는 제가 꺼낸 이야기가 '엄마와 나' 사이의 관계를 깨뜨릴까 봐, 엄마가 나에게 실망할까 봐, 숨기고 싶고 회피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울고 있는 저를 ...

  • 52
  • 조소영 교사
  • 2022.11.11
우리의 정체성

  학생 여러분과 상담하다 보면 학업 문제, 진로 및 진학 문제, 비전에 관한 문제 등과 같은 다양한 고민으로 인해 좌절하고 실망하고 있는 학생들을 자주 접하곤 합니다. 그 고민과 염려로 인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저 또한 학창 시절에 그러한 문제들로 인해 고민하고 염려했었...

  • 51
  • 이성재 교사
  • 2022.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