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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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현.jpg  우리 학교는 2주에 한 번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동아리에 가입하여 교과 시간엔 배우지 못했던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체험합니다. 저는 '빅파이'라는 수학 동아리를 맡아 학생들과 함께 수학과 관련된 활동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저희 동아리에선 학생들에게 다음 문제를 내었습니다.

 

  "어떤 사냥꾼이 자기 집에서 1km 남쪽으로 갔다가 곰을 발견하고 총을 쏘았습니다. 도망치는 곰을 쫓아 동쪽으로 1km 가서 결국 그 곰을 잡을 수 있었는데, 거기서 다시 북쪽으로 1km를 갔더니 사냥꾼의 집이 나왔습니다. 이 곰의 색깔은 무엇일까요?"

 

  조금 뜬금없는 이 문제는 수학자 폴리아가 자신의 저서 '어떻게 문제를 풀 것인가'에 기재한 문제입니다. 문제를 이해하면 이해할수록 난해하게 보여 학생들이 오랜 시간 고민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학생들이 생각보다 금방 답을 맞혔습니다.

 

  정답은 '흰색'입니다. 학교에선 삼각형의 내각의 합이 180°라고 배우지만, 이는 평면 위에서만 성립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구'모양의 곡면이고, 북극을 한 꼭짓점으로 갖는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때로는 270°가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문제의 곰은 북극곰이 되어 곰의 색깔은 흰색이 됩니다. 이를 구별하기 위해 평면에서의 도형만을 연구하는 분야는 '유클리드 기하학', 평면이 아닌 곡면에서의 도형을 연구하는 분야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라고 합니다.

 

  고대의 사람들은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임을 맹신하였고, 이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리하고 생각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 변하지 않는 수학적 지식은 영원히 불변하는 것이고 이를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학은 하나의 종교가 되기도 하며 영원히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진리'로 여겨졌습니다. 피타고라스 학파는 세상은 숫자로 창조되었다고 믿었으며, 플라톤은 이 진리를 '이데아(idea)'라고 칭하며 절대적인 가치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가치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발견으로 모두 무너져 버렸습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이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영원할 것 같았던 수학의 논리성이 무너질 때도 하나님의 말씀은 절대 무너지지 않았고, 이 말씀은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생명력 있게 온 세상 구석구석 퍼져나갔습니다.

 

  시간이 지나게 되면 언젠간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듭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하며, 우리를 영원한 삶으로 인도할 것입니다. 말씀의 중요성을 알고 날마다 말씀을 가까이하는 새로남기독학교 학생들이 되길 바랍니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하라 (이사야 40:8)

 

댓글 1

선생님 엄청 수학선생님 같아요
좋은 글감 사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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