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동행

황수엘.jpg  요즘 9학년 음악 수업에서는 서양 음악사를 배우며 아이들과 함께 그 시대의 대표 작곡가의 음악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교향곡을 감상하고 난 뒤 한 학생이 말하였습니다. "우와! 음악가들은 정말 천재인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런 멋진 음악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학생의 말을 듣고 나니 문득, 작곡가들이 하나의 교향곡을 완성하기 위해 한음 한음 얼마나 정성을 들여 음악을 만들었을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음악 시간에 흔히 들을 수 있는 음악, 그리고 때로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음악이겠지만, 교향곡은 쉽게 작곡할 수 있는 간단한 음악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악기들의 선율을 하나하나 작곡해야 하고, 하나의 곡이 아닌 무려 4개의 악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 음악을 만든 작곡가에게는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만든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작품일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드시고, 우리의 삶을 계획하실 때의 마음도 그러하셨을 것입니다. 작곡가들이 음악을 만드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하나님께서 계획하시고 한음 한음 작곡하시는 아름다운 교향곡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향곡에는 밝고 경쾌한 악장도, 어둡고 슬프게 느껴지는 악장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 속에도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밝은 악장과 실패와 좌절의 눈물이 있는 어두운 악장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늘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고 생각하며 행동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모든 경험과 생각, 행동들이 마치 교향곡 악보의 음표, 음악적 요소가 되어 하나님 앞에 놓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의 기준에 타협하고 죄를 짓게 되어 만들어지는 세상의 소음이 하나님께서 만드신 멋진 멜로디를 망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경험하는 것들과 우리의 선택이 교향곡 각 부분의 재료가 되어 이 땅과 하늘에서 울려 퍼질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면 좋겠습니다.

 

  새로남기독학교 학생들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아름다운 교향곡인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 하나님께서 만드신 아름다운 음악을 계속해서 지켜가고, 더 나아가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아름답게 편곡해갔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유혹에 넘어지려 할 때 하나님께서 계획하시며 만드신 아름다운 멜로디를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를 살아갈 때 성령님의 리듬에 우리의 선택을 맡겨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음악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그 음악이 세상의 사람들에게도 듣기 좋은 음악이 되어 하나님께 가까이 인도할 수 있는 교향곡이 되면 좋겠습니다.

 

  세상에 아름답게 울려 퍼지는 교향곡이 될 새로남기독학교 학생들을 마음 담아 축복합니다.

 

댓글 1

선생님 멋있어요 좋은 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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