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동행

용기 내! 2022.11.1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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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조소영 교사

조소영.jpg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아"라고 말하며 마치 아이처럼 엄마의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꺼이꺼이 울었던 일이 몇 달 전에 있었습니다. 용기가 나지 않았던 이유는 제가 꺼낸 이야기가 '엄마와 나' 사이의 관계를 깨뜨릴까 봐, 엄마가 나에게 실망할까 봐, 숨기고 싶고 회피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울고 있는 저를 꼬옥 안아주시며 "사랑하는 딸! 원래 용기를 내는 건 어렵고 힘든 거야. 그런데 소영아, 용기를 내서 이야기하는 순간 너는 자유로워질 수 있어. 해방될 수 있어. 용기를 내서 자유를 얻을지, 힘들어도 평생 혼자 이야기를 품고 살지는 너의 선택이야. 엄마한테 꼭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네 엄마니까 그저 네가 온전히 자유로워지길 바랄 뿐이야."라는 엄마의 솔직 담백한 답변에 제가 겪었던 큰일을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선악과를 따먹은 후,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숨어있던 아담과 하와. 창세기 3장 9절에서 하나님이 "아담아, 네가 어디 있느냐"라고 찾으십니다. 이 장면에서 '하나님은 뻔히 어디 있는지 다 아시는 전지전능한 분이시면서 왜 찾으셨을까?'를 묵상하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를 혼내려고!, 벌주려고!, 에덴동산에서 쫓아내려고!'라는 답변만인 제 마음과 생각 속에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하나님은 '벌주시는 무서운 분, 죄지으면 큰일 나.' 이런 생각에 아담과 하와처럼 숨어 다니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엄마와의 대화 이후 창세기를 다시 읽으며 '하나님은 나를 지극히도 사랑하시는 아버지구나!'를 같은 성경 구절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선악과를 따먹은 죄에 대한 책임은 지도록 하시는 공의로우신 하나님이시지만, 그 죄로 인해 아담과 하와가 평생토록 하나님을 회피하며 숨어 다니고 도망을 다니는 그런 깨져버린 관계로 살아가길 원하지 않으셨던 하나님이 드러납니다. 아담과 하와의 마음이 어렵지 않기를 바라셨던 아버지 하나님의 모습이 보입니다. "네가 무엇을 잘못했니?"의 질문이 아닌 "아담아, 네가 어디에 있니?"의 질문을 통해 자신의 피조물인 아담과 하와랑 가까워지길 바라시는 아버지의 모습. 그들이 스스로 죄를 고백하여 온전히 관계에서의 자유를 누리게 하고 싶으신 아버지의 모습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는 것을 새롭게 깨닫고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죄의 고백을 들으신 후에 아담과 하와를 에덴동산에서 떠나게는 하시지만 더 이상 힘없고 초라한 무화과 나뭇잎으로 자신의 부끄러운 몸을 가리지 말라고, 예수님의 희생을 예표하는 동물의 가죽으로 옷을 입히십니다. 다시금 너와 나는 교제를 이어갈 수 있다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될 미래를 보여주시면서 내보내십니다. 죄를 지은 아담과 하와를 버리지 않으시겠다는 하나님의 선포가 죄의 고백 이후 이어진 것이죠.

 

  자유로움과 가죽옷의 선물은 죄의 온전한 고백 이후에만 얻을 수 있는 사랑의 증표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온전한 자유로움과 구원의 선물은 "온전한 죄의 고백"이라는 용기를 냈을 때만 가능합니다. 저는 우리 새로남기독학교 학생들이 하나님과의 교제 안에서 진실하고 솔직한 용기를 내어 끊어진 관계가 아닌 붙들려진 관계로 살아가길 원합니다. 매일의 삶에서 여러분이 작게 하나님 앞에서 용기 낸 고백이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 아버지이신지, 끝없이 나를 구원하고 살리는 방향으로 이끄시는지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이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나 같은 죄인도 살리신' 하나님을 고백하며 찬양함으로 하나님의 신실한 제자가 되길 소망합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회개하고 돌이켜 너희 죄 없이 함을 받으라

이같이 하면 새롭게 되는 날이 주 앞으로부터 이를 것이요

(행 3:19)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 할렐루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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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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