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동행

글쓴이 이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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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기간 동안 제 손을 떠나지 않았던 책이 한 권 있습니다. 장로교 최초의 목사 7인 중 한 사람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제주 선교사였던 이기풍 목사님의 이야기를 담은 ‘백 번의 인내-百忍’라는 책입니다. 

 목숨을 걸어야 했던 제주도 선교와 자녀들의 죽음, 신사참배 거부로 인한 고난을 겪으면서도 평생 백인(百忍)이라는 말을 품고 살아가신 이기풍 목사님. 목사님께서는 자녀들과 교인들에게 ‘인내’가 얼마나 소중하며 귀한 열매를 맺게 하는지 자주 설교하셨습니다. 

 

 유대인들의 대표적인 교육법 중에 ‘사브라누트’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참으세요’라는 뜻으로, 이스라엘에서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인내를 가르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순서를 지키지 않는 아이에게 ‘새치기 하지 마.’라는 말 대신 ‘네 차례가 될 때까지 기다려줄래?’라고 말하는 식이죠.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고 야단을 치는 대신, 아이가 스스로 인내하고 행동을 교정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는 겁니다.

 

 ‘사브라누트’를 알게 된 후, 저는 교실에서의 제 태도를 많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할 때, ‘기다려줄래?’라고 말하는 선생님이 아니라 ‘그러면 안 돼.’라고 말하는 선생님이었기 때문입니다. 문제 상황을 빨리 해결하고 잘못된 행동을 빨리 교정하려고 했던 저의 태도가 어쩌면 아이들이 인내를 배울 기회를 빼앗았던 것은 아닌지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먼저 여유와 인내를 가지고 아이들을 기다려줘야, 아이들도 그런 제 모습을 통해 인내를 배울 수 있을 테니까요. 

 

 유대인들은 자녀를 ‘사브라’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사브라는 선인장 꽃의 열매로, 사막의 혹독한 환경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린다고 하네요. 인내 없이는 얻을 수 없는 열매. 그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인 것 같습니다. 2학기를 시작하기 전에 ‘인내’에 대해 묵상하게 하신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보며, 또 한 학기를 달려갈 준비를 하려 합니다.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약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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