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박지연

박지연.jpg 제가 참 좋아하는 오래된 영화 중에 남극의 셰프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남극기지에 1년간 파견되어 근무하는 사람들을 위해 함께 1년간 그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셰프의 이야기입니다.

 

3,810m, 평균기온 -54의 극한지 남극 돔 후지 기지. 귀여운 펭귄도, 늠름한 바다표범도, 심지어 바이러스조차 생존할 수 없는 이곳에서 8명의 남극관측 대원들은 1년 반 동안 함께 생활해야 합니다. 8명의 남자들이 그곳에서 좌충우돌하며 벌어지는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도 재미있지만, 영화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매 끼니 그들에게 차려주는 셰프의 화려한 식탁입니다. 강추위 속에서 고된 작업을 해야하고 가족들과 떨어져서 답답하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식탁에 둘러앉으면 그들은 다시 행복해집니다.

 

그러던 중 셰프에게도 향수병이 찾아오고 우울증에 걸립니다. 그때 동료들은 어설픈 솜씨지만 그를 위로하기 위해 치킨을 튀깁니다. 그 치킨은 예전에 아내가 해주었던 눅눅한 맛없던 치킨맛 이었습니다. “눅눅해~!”라며 펑펑 울지만 그는 그 덕분에 다시 회복하게 됩니다.

 

저는 종종 그 셰프를 떠올립니다. 신선한 채소를 구할 수 없는 남극기지에서 대원들을 위해 온실을 만들고 채소들을 직접 키우고, 매번 열악한 재료들이지만 최선을 다해 화려하고 맛있는 식탁을 차려냅니다. “밥 먹으러 남극에 온 거 아니거든~!”이라고 말하던 대원들었지만 나중에는 오로라를 볼 기회가 생겼는데도 음식을 먹느라 쳐다도 보지 않는 상황으로 변해갑니다. 본인도 원치 않았는데 오게 되었던 남극이었고 가족들도 보고 싶지만 묵묵히 최선을 다해 대원들을 섬기던 쉐프의 모습을 종종 떠올리게 됩니다.

 

코로나가 찾아온 뒤 벌써 세 번의 계절이 지났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곳이 남극같이 완전히 단절되고 고립된 상황은 아닙니다. 그러나 예전처럼 마음껏 만나고 자유롭게 예배하거나 다니지 못하는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 세계적인 초유의 사태에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으로도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우리 학교는 아이들이 매일 전원이 등교하고 있어서 덜 할지는 모르겠지만, 불안함과 답답함은 이 시기 누구나 느끼는 감정일 것입니다.

 

영화를 다시 떠올리며 나는 과연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해 식탁을 차리는 셰프인가 반성하게 됩니다. 혹한의 남극기지 생활 1년을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던 것처럼 이 시기를 오히려 특별한 시간으로 떠올릴 수 있도록 하루하루 한 편 한 편의 글에 마음을 쏟으며 도전을 주고 지지해주는 교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너희 하나님이 이르시되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이사야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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