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남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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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몇 살이에요?”

이 질문을 들어보지 못한 교사는 없을 것입니다. 초, 중, 고등학교를 막론하고 담임선생님의 나이는 늘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3학년 1학기 국어(가) 3단원 ‘알맞은 높임표현’을 떠올린다면 “선생님, 연세가 어떻게 되시나요?”라고 고쳐준 뒤, 다시 묻게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질문을 이따금씩 듣게 될 때면 수정보다는 답변을 먼저 고민하게 되곤 합니다. 똘망똘망한 우리반 아이들의 목소리를 상상하며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물어봅니다.

 

“선생님. 몇 살이에요?”

 

3학년 담임으로 2학기를 맞이하며 가장 감사한 것은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마음을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수학시간. 손을 번쩍 든 한 아이를 불러 선생님처럼 친구들에게 설명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아이의 자리에 앉았습니다. 교실은 잠시 웃음바다가 되긴 했지만 이내 모두의 시선이 앞에 나온 아이에게 집중되었을 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의자와 책상이 주는 느낌, 교실의 불빛, 옆에서 들리는 친구의 목소리, 앞에 서서 무언가 설명하고 있는 아이의 에너지. ‘이것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 눈높이의 지극히 일부분이구나.’ 라는 생각에 빙산의 일각을 마주하는 기분이었지만 동시에 그 빙산을 비로소 맞이했다는 설렘과 기쁨이 앞섰습니다.

청소 시간. 늘 감독만 하던 저는 주인 없이 선택을 바라던 작은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들고 교실 바닥을 향해 무릎과 허리를 굽혔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교실 바닥을 쓸며 깨달았습니다. 청소 감독을 할 땐 성실하지 못한 아이가 보였지만, 아이들과 함께 청소를 하니 성실한 아이만 보인다는 것을 말입니다.

 

“선생님, 몇 살이에요?”

 

여전히 그리고 꾸준히 물어보는 몇 명의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제는 이렇게 대답해 주고 싶습니다. “선생님은 3학년이란다.” 인생학교 3학년의 저는 이 대답에 한 가지의 의미를 더 추가하고 싶습니다. 저에게 허락하신 3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와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3학년이고 싶은 다짐을 말입니다.

우주보다 크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눈높이와 마음을 공감하시기 위해 스스로 이 땅을 밟으신 그 헌신과 사랑에 비길 수 없지만 조금은 닮아보고자 오늘도 그런 3학년이길 기도하고 소망합니다.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빌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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