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동행

오직 성령의 열매로 2021.03.3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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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남기문 교사

남기문.jpg

개학 1주일 전을 떠올려 봅니다.

교사마다 환경미화에 고민과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타이밍이었습니다. 손에 붙은 테이프 조각 하나를 떼며 누구를 위해 교실을 아름답게 꾸미기는 것인가? 잠시 고민을 했었습니다. 다채로운 색상으로 커다랗게 프린트한-튼튼하게 코팅하여 스파이더맨 보다 더 자신있게 붙여놓았던 아홉 가지의 단어들

 

'사랑, 희락, 화평, 오래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

 

그리고 단어마다 이름이라도 불러주고 싶어 정성스럽게 붙여놓은 2000원짜리 해바라기 조화들이 고개를 들까 말까 고민도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해바라기들의 노오란 밝음이 마음에 들어 만족했지만 이 풍경을 처음 직면할 우리 아이들을 떠올리며 쉽게 가위와 테이프를 내려놓지 못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교실을 아름답게 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결국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아닌가.

교사가 만족한들 무슨 소용인가.

 

그렇게 고흐의 작품을 감상할 때나 나올법한 집중과 고민으로 9개의 단어들과 12송이의 해바라기를 묵상한 끝에 하나의 문장을 급히 프린트 하였습니다. 그리고 눈에 가장 잘 띄는 위치에 붙였습니다.

 

오늘 나는 어떤 열매를 선택할까요?’

 

교실만 아름다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아름다워지기를 진심으로 소망하며 기도를 했었습니다.

 

어제는 오래 참음으로

오늘은 사랑으로

내일은 온유로

 

아름다운 교실보다 더 아름다운 해바라기들이 몰려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실이 되리라 확신하며 준비했던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교실 환경을 꾸미던 그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며, 오늘도 자신에게 질문을 합니다.

 

. 오늘 나는 어떤 열매를 선택할까?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 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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