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동행
선택의 기로에서 비로소 발휘되는 일상의 힘 2024.09.24 09:38
글쓴이 | 신은정 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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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방영된 드라마 한편을 보다 큰 감명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선의로 시작된 듯한 규칙이 계급을 만들고 그 계급이 폭력을 정당화하는 가운데 벌어지는 인간 군상을 다룬 드라마였는데 최근 자주 사용되는 플롯임에도 새삼 새로웠던 것은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느꼈던 것과 맞닿은 부분 때문이었습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바라보기 때문에 더욱 허황되어 보이기도 하는 이 규칙과 계급이 줄거리와 등장인물에 몰입해 갈수록 벗어날 수 없는 무언가처럼 여겨지게 되는 과정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이제껏 당연하게 느껴졌던 우리의 상식과 양심, 가치관들에 이질감이 느껴지고 등장인물들이 갖게 되는 서로를 향한 경쟁과 미움, 두려움과 복수심에 공감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효율적이고 가능한 방법을 선택하며 자행되는 폭력을 타당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우리도 삶에 몰입할수록 시야가 좁아지고 이미 알고 있고 믿어왔던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과 다른 세상의 비교 의식과 성과주의가 당연한 듯 여겨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일단 하나님의 가치관이 희미해지고 나면 서서히 우리의 관점이 변화됩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고 눈이 밝아진 것처럼 이제껏 돕고 사랑할 대상이었던 서로가 세상의 규칙을 따라 정해진 계급과 방식대로 제한된 자리를 두고 싸워야 할 경쟁자로 보이기 시작하지요. 우리의 귀한 자녀들에게도 동일한 일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바로 이 때 날마다 반복되었던 우리들의 교육과 일상 속 촘촘한 신앙의 훈련이 엄청난 힘을 발휘합니다.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며 하나님 앞에 스스로를 다시 조율했던 시간들은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이 땅의 거센 소리와 당연한 듯 여겨지는 세상적 가치관들을 다시 낯설게 만듭니다. 모든 것을 통해 끈질기게 들려오는 성령님의 세미한 음성은 우리로 하여금 다 인지하지도 못한 죄의 올무와 함정을 피하여 좁지만 바른 길을 가도록 인도합니다. 서로를 통해 흘러 들어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은 왜곡된 시선을 되돌리고 세상의 기준으로 세운 우리의 담을 허물며 서로를 존귀한 자요, 비교하거나 대체할 수 없는 대상으로 여기게 합니다. 무너졌던 서로가 그의 안에서 연결되고 하나님 안에서 그가 머무시는 성전으로 지어져 가며 죄와 사망의 법이 아닌 생명과 성령의 법에 속한 자로 다시 한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오늘도 수많은 동역자들의 사랑과 눈물 안에 길러지고 맺어지며 익어가는 아름다운 열매, 우리의 아이들을 통해 이 땅에 자라나고 꽃 필 많은 영혼들을 믿음으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함께 자라가는 우리를 보며 누구보다 기뻐하실 사랑하는 우리 아버지의 얼굴을 그려봅니다. 오직 그분의 기쁨이 되기 위해 오늘의 지난한 싸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감사의 찬양을 올려드리는 저와 우리 모두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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