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동행

관점 2022.09.1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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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하늘꽃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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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위축된 많은 일상 가운데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 중 하나는 영화관이다.

영화를 즐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제한된 시간 동안 세심하게 직조된 삶의 단편을 관객에게 선사하기 위해 수 분간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 만큼의 노고가 응집되어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중 특별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영화는 반전이 숨어있는 영화들인 경우가 많은데 예상치 못한 결론을 마주하는 순간 화면을 통해 진행되어 온 서사가 전혀 다른 의미로 읽혀지면서 이해의 새로운 지경을 넓히게 되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성경에도 유명한 반전스토리가 등장한다. 바로 욥기이다. 하나님과 사탄이 나눈 대화를 포함한 욥기의 전후 맥락을 알지 못하면 욥의 친구들의 말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해석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욥기를 묵상하며 떠오르는 다양한 단상 가운데에는 관점의 중요성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때로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갈등에 있어서도 관점의 차이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교사에게 찾아와 억울함을 호소하는 어린이에게 몰입하여 한참 이야기를 듣고난 뒤 다른 어린이와도 이야기를 나눠보면 아까와는 전혀 다른 내용의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를 종합하여 모두가 동의하는 하나의 공통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갈등 해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 중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런 호소의 시간(?)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어린이를 가까이 하는 어른들의 역할은 어린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어른과 또 다른 어린이를 위해 잘번역하고 통역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말이라는 그릇에 나의 생각을 보기 좋게 담아 전달하면 좋겠지만 그런 기술을 습득하는 속도가 사람마다 너무나 다른데다 이런 능력은 대체로 다양한 경험과 관계를 통해 서서히 계발되는 종류의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린이와 함께하는 어른이 어린이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듣고 여러 관점으로 열어두고 생각한 뒤 그 중 가장 어린이의 마음에 가까운 의미를 선택하는 끊임 없는 시행착오를 통해, ‘어린이어통번역의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 학급 운영과 학생 상담의 핵심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사람의 마음과 생각이란 말과 행동으로 보여지는 것보다도 훨씬 복잡하고 다층적인데 개인의 한정된 경륜이 이해의 폭을 좁히는 일도 허다하다. 반전 영화는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우리 실제 삶에서 반전만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나의 관점에 한번쯤 의문을 제기해보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을 경험하고 마주하는 동안 만나게 되는 여러 반전의 순간을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면서 넉넉하게 성장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본다. 또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동안 따뜻한 시선으로 여유있게 지켜 보아주는 어른들이 사회에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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