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동행

글쓴이 박현정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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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학생들이 등교하면 아침활동으로 플래너 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플래너에는 알림사항, 아침식사 및 기분, 해야 할 공부 외에 마지막 줄에 기도제목을 쓰는 칸이 있습니다. 기도제목을 간단하게 쓰는 학생도 있고, 3줄을 적는 학생도 있고, 기도제목을 생각하느라 골똘히 고민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기도제목들은 학생들의 상황을 더 잘 알고 살필 수 있게 해줍니다. ‘오늘도 안전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게 해주세요, 시험을 잘 보게 해주세요, 키가 크게 해 주세요’ 와 같이 자신을 위한 기도제목도 있고 ‘아버지가 출장을 안전하게 잘 다녀오게 해주세요. OOO이 아프지 않고 학교에 나올 수 있게 해주세요.’ 와 같이 가족과 친구를 위한 기도제목들도 보게 됩니다. 

 

 두 달 정도 전에 반 학생들이 함께 자주 기도했던 기도제목은 코티쳐 선생님 아기가 잘 태어나고 건강하게 자라나길 기도하였습니다. 아직 5학년인 어린 학생들이지만 소중한 생명을 위해서 자신의 동생처럼 간절하고 꾸준히 기도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오히려 도전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기도하고 기다렸던 아기의 건강한 출산 소식에 다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무척이나 기뻐했던 모습은 너무도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누리호’ 발사를 앞두고 오류로 인해 발사가 연기 되었을 때 아쉬워하는 학생들을 보았고, 그 이후 성공적으로 발사되길 함께 기도하였습니다. 며칠이 지나 기도가 열매를 맺어 하교 전 성공적인 발사 순간을 학생들과 카운트 다운하였는데, 역사적인 순간을 나눌 때의 감격 또한 잊기 어려운 순간인 듯합니다.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종류가 나갈 수 없느니라 하시니라(막 9:29)

 

 

학생들의 모습을 통해서 ‘모든 능력이 있으신 주님께서 왜 기도라는 통로를 사용하실까.’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모든 상황이 원활하고, 고난도 없고, 우리가 구하지 않아도 머리카락 수까지 세시는 하나님께서 필요를 아시고 채워주시면 참 좋을 텐데 왜 이런 기도의 과정을 통해 역사를 이루실까. 주님은 우리의 기도를 통해 교제하고 싶으시고, 주님의 일에 동참함으로 그 기쁨에 참여하도록 하고 싶으신 것이 아니실까 생각하였습니다.

 

어느 날 오병이어 말씀을 묵상하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무리가 많은 것을 이미 아시는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라고 다소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씀을 하셨을까. 하지만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의 작은 드림이 오천 명을 먹이시는 과정에 사용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나의 작은 소유와 섬김을, 나의 작은 기도를 주님이 사용하시고, 그 기도를 통해 주님의 일에 동참하게 하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실 기도를 통해 응답된 기도들도 있어서 함께 기뻐하기도 하지만 아직 학생들이 기도제목 칸에 지속적으로 적고 기도하는 기도제목들도 있습니다. ‘코로나가 종식되기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멈추기를’ 이 기도제목들은 아직 기도가 “YES“로 응답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믿음을 갖고 기도합니다. 기도 후 응답되어 우리에게 더디게 느껴지는 기도의 응답도 가장 좋은 때에 주님의 방법으로 응답하실 것을 기대하고 그 계획을 온전히 신뢰합니다. 그래서 다대오 반의 기도 동행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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